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甲이라고 하는 것은 밭 한가운데에 씨를 뿌리면(田) 갑옷 갑자가 되어 땅밑으로 뿌리를 내린다(甲)는 뜻이다. 그러므로 甲은 물건을 감추어 두는 상자 압(匣)자라 하여 갑의 뿌리를 땅속에 감추어 둔다는 의미를 지닌다.
그리고 그 뿌리를 내린 甲이 꼬불꼬불(乙乙) 싹이 터져 나오기 때문에 乙은 싹이 난다는 얼(孼)자에서 따왔으니 꼬불꼬불(曲孼) 싹이 돋아난다는 뜻이다.
丙이라고 하는 것은 싹이 터 나온 것이 밝게 나타난다는 炳(빛날 병)자에서 따왔으니 완전히(炳然) 몸을 드러낸다는 뜻이다.
丁이라고 하는 것은 丙으로 드러낸 생물이 정령(丁寧)하고 장실(壯實)하다는 장정 정(丁)자를 그대로 놓았으니 즉 실하고 분명해진다는 의미이다.
戊라고 하는 것은 丁實해진 물건이 아름답고 무성하다는 茂자에서 따왔으니 아름답고 무성하게(茂遂) 자란다는 뜻이다.
己라고 하는 것은 무성하게 자란 물건이 자기 몸을 완전히 일으킨다는 起자에서 따왔으니 자기 몸이 완전히 성립(起立)했다는 의미이다.
庚이라고 하는 것은 성숙해진 생물이 모습을 고친다는 更자에서 따왔으니 정기를 견고하게 수렴(收斂)하여 열매를 맺는다(庚)는 뜻이다.
辛이라고 하는 것은 庚으로 고쳐진 생물이 결실을 맺어 완전히 새로워진다는 新자에서 따왔으니 새롭게 이루었다(辛者新也)는 의미이다.
壬이라고 하는 것은 壬자를 임신한다는 姙자라 하여 모든 생물이 壬의 수액(精液)으로 하여 포태한다(姙娠)는 뜻이다. 그래서 임신한다는 姙자에서 따왔다.
癸라고 하는 것은 헤아리고 분별한다는 揆자에서 따왔으니 壬水로 잉태한 생물이 남녀(동물로는 암수)로 헤아린다(揆度)는 뜻이다. 생물이 임신이 되지 않으면 나올 수 없어 甲乙의 木이 나오는 것은 壬癸의 수분을 받아 잉태하여 나오는 것이다.
천간에 나오는 甲乙을 먼저 놓고 잉태하는 壬癸를 나중에 놓은 것은 한 해의 시작인 봄이 겨울 땅속에 잉태해 있다가 땅밖으로 나오는 이치이니 주역에서 말하는 終則有始(마치면 다시 시작함)의 뜻을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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